아이디병원

양악 25일째^^

k******m

2012-10-25 13:52:47

9월 30일날 1시에 양악 수술받구여...
오늘이 25일째되는 날이네여.
워낙 머 궁금하거나 한 일이 있으면 수술 후기에 먼저 받은 환자분들이 써 놓은 글을 보고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고 도움을 많이 받아서 시간 있을 때 저도 적어 놓고 싶어 몇 자 적어봅니다.
먼저 저는 부정교합이 있어서 군대가기 전 부터 양악 수술을 생각 했었구여...
군대다녀 온 후엔 이것 저것 할 일들이 있어서 금년 9월 달에 상담이나 받아볼까 해서 갔다가
쇠뿔도 당김에 빼라고 그날 수술 날짜 잡고 내려와 버렸습니다.
참고로 저는 경상도 살고 있거든요.
인터넷으로 예전부터 아이디 병원이 유명한 걸 알고 상담받으러 간 길에 계속 고민하면 끝도 없을 거 같고 그냥 덜컥 수술 날짜 잡았던거죠.
그래서 5만원 상담비만 들고 갔다가 수술 선금 50만원 내고 왔답니다.. ㅋㅋㅋ
30일이 되고 엄마랑 같이 올라갔는데 제가 원채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라 엄마 하고 말 수도 적고 엄마 한테 아프거나 힘든 모습 왠만하면 안 보여주려고 엄마가 울고 하는 모습 보기 싫어서 이번에도 혼자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걱정으로 그 날 내려가시기로 하고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엄마 따라가긴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첫째날 원채 답답한 걸 싫어하는데 시간이 너무 안가고 잠도 못자고 할 때 엄마 손 잡는 거 만으로도 힘이 되더라구여. 그래서 엄마한테 자고 가라고 까지 했습니다...ㅋㅋ
병원도착해서 그때까지만해도 나보다 어린 친구도 가냘픈 여자분들도 다이겨낸 건데 이러면서 혼자 암시를 걸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닥쳐올 아픔의 정도를 모르니깐... 어느 정도 가장 힘든 하루만 죽었다 생각하고 이겨보자 하고 결심을 하면서 말이죠....
지하 2층으로 실장님이랑 내려가서 에어샤워(?)를 맞고 누워서 전신마취를 맞았습니다. 여기서 부턴 다 아시는 것처럼 4시간 뒤쯤 일어나서 입원실로 옮겼죠. 역시 첫날은 많이 힘들었습니다. 영 참기힘든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쉬운일은 아니더군요. 저는 답답한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코가 막히고 입으로도 가래가 차서 숨쉬기 힘들고 온 몸에 덕지덕지 의료기기들을 붙여나서 성가시고 근데 시간은 정말 안가고... 수업시간에도 코막히면 화장실 가서 풀고 와야 직성이 풀리는데 정말 미치겠더라구여 아프거나 한 건 무통주사 때문인지 거의 없었습니다. 12시쯤 되니깐 간호사님이 자도 된다고해서 30분 1시간 간격으로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가래 뽑아 달라고...솔직히 숨이 그렇게 많이 막히고 한 건 아니지만... 목이 마르고 답답한 느낌은... 그래서 저는 둘째날이 얼른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둘째날 아침이 되면 물도 마실 수있고 걸을 수도 있다는 말에 제가 지금 느끼는 모든 고통이나 답답함등은 대부분 거기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둘째날이 되었습니다. 다른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둘째날 부터 정말 살만해지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깐 첫 날 하루 그게 딱 문제 였던 거죠. 그것도 죽을 만큼은 아닙니다.
둘째날 화장실도 다니고 걷기도 하고 물도 마실 수 있으니깐 이제 살겠더군요.
갈증도 정말 힘듭니다 그 전날 부터 금식을 해서 물 한 잔 안마시는데 침도 못삼키고 갈증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솔직히 둘째날 부턴 해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너무너무 편해지죠. 저는 칭구들한테 둘째날 괜찬타는 뜻으로 스타크래프트 접속한다고 장담하고 수술받으러 온거라. 장난으로 접속?이렇게 칭구가 문자 왔길래.. 게임받아서 입원실에서 몇시간씩 게임도 했습니다. 귀뒤에 실밥풀때는 조금 따금한데 그렇게 아프진않고 양악수술까지 받은 사람이 실밥 네개에 못참으면 안되겠죠? ㅋ
저녁엔 영화받아 보고...
여자칭구가 계속 온다길래... 제 여자칭구 7년이나 사겼는데 아직까지 정말 극성이거든요..ㅡㅡ
걱정된다고 일 휴직내고 서울에 올라온다길래 썽한번내고 둘째날 잤습니다.ㅋ
그리고 셋째날 퇴원. 삼일동안 씻지도 못했는데 머리를 병원에서 감을 수 없어서. 붓기때문에 머리를 숙이면 안되거든요. 거기다 모자까지 안가져감 ㅠ.ㅠ 머리떡대서 미친놈같이 마스크로 얼굴 최대한 가리려고 노력하면서 버스 4시간 타고 집에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집에와서 특별히 힘든 건 없어요. 친구놈들이 놀린다고 돼지국밥에 소주 먹고있는거 영상통화로 오거나 곱창에 소주 먹고있는거 사진으로 보내는 거 빼면 아무문제 없습니다. 그래도 오늘까지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어요.아닌척하면서 겜방가면 금연석 앉아주고 창문있는 당구장가고 먹지도 못하는 시긴데 죽도 사서오고;;;; ㅋㅋ 스프랑 우유같은 것만 당분간 먹을 수 있는데 그거 가지곤 도저히 힘이 안나서 물종류로 된 모든 음식종류를 하루 간식타임까지 8번으로 나눠서 먹었어요 가글도 매일 10번넘게 하고 걷기운동도 스프 힘 다 나갈때까지 했어요. 마침 제 고향이 유등 축제 기간이라 혼자 마스크 쓰고 걸으면서 사람구경 야시장구경 유등구경하면서 하루하루 시간이 금방금방 갔던것 같아요.
그리고 저번 주 월욜엔 입안에 실밥 풀고 왔습니다. 이거 솔직히 걱정했거든요... 제가 잇몸이 워낙 약해서 잇몸 건드는 걸 좀 겁내하는데... 수술후기 중에 어떤 분이 잇몸을 자르는 아픔이었다고 ㅡㅡ;;;하셔서 겁을 먹고 갔던거죠. 좀 인중풀때 아프긴한데 간호사님도 예쁘고해서 눈감고 평온한 표정으로 참았습니다. 그정도로 입안 실밥도 그럭저럭 넘길만한 거 같애요. 참 그 전에 붓기 관리하러가서 마스크한다고 하셔서 네 이렇게 대답했는데... 막상하니깐... 너무 답답해서 미칠것 같았어요 ㅠ.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워낙 답답한 걸 싫어해요 ㅠ.ㅠ 그래서 1분만에 이것좀 없애주라고 말씀드렸죠... 죄송했습니다.. 이거 담부턴 미리 안한다고 말하래요 ㅋㅋ 참고하세요.
다음 주면 교정기 끼게 되겠군요.31일날 오라하셔서 딱 6일 남았는데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빨리 웨이퍼벗고 하나하나 음식들을 씹어보고 싶어요 ㅠ.ㅠ

이 수술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것 처럼 비용면에서나 치료기간 면에서나 그렇게 쉬운 수술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예요.
저는 살이 없어서 밥을 제대로 못먹어서 살이 빠지면 안되지만 대신 술도 같이 못먹어서 요즘 컨디션이 너무 좋구여, 평소에 말도 많이하고 남 웃기는 거에만 열중했는데 말을 잘 못하니깐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많았답니다. 불편한 만큼 조금 더 일상에 가까워지는 자기를 느끼면서 숨쉬는 거에 감사함 걷는 거에 감사함 먹는 거에 감사함등도 점점 느끼는 거 같애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이나 친구 여자친구 (특히 여자친구, 나주려고 군고구마 쪄서 갈아오다 팔에 화상입어서 상처 남았어요 ㅠ.ㅠ)의 고마움도 다시 한번 새기게 되구여. 힘들다 생각하는 것도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25살 남자지만, 제 인생에 모토같은 게 있는데요.
후회하지 말자 입니다.
근데 살아가다 보니깐. 후회 안 할 수가 없더라구여. 어떤 길을 택하든 후회는 하게 되있어요.
그래서 어느 샌가 최소한의 후회만 하자로 변했어요...
양악수술을 해서 그 아픔이나 회복기간에 이걸 왜 했을까 하고 후회하는 시기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양악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부정교합에 자신 없는 옆모습으로 평생을 후회했을 테지요.
어떤 길을 가더라도 후회한다면 자신이 가장 적게 후회할 일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