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병원

양악수술 한달 후기...한달치 일기 몰아 쓴 기분이예요..ㅋ

최*웅

2011-09-28 02:58:47

양악수술 받은지 딱 1달 되었네요.
원래 1년전에 하려다가 회사에 일이 바빠서 못했었는데요.
올해도 회사일이 엄청 많긴 했는데.
한살이라도 어릴 때 하고 싶은데, 더 미루다가는 30살 되기 전에 수술 못 하겠다 싶어서 회사에다가는 난 모릅니다 큰소리 치고 그냥 휴가내고 수술 해버렸습니다.
저는 주걱턱에 비대칭까지 있고 치아부정교합도 엄청심해서 양악수술 받았습니다.

보통 주걱턱인 경우 10mm이상 교정하면 심한거라고 하시던데, 전 주걱턱을 17mm집어 넣었습니다.
얼마나 심했는지 아시겠죠? 거기다 턱이 왼쪽으로 돌아가 있어서 그것까지 교정해야 하는 수술이었습니다.

수술첫날 힘들다는 건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는데요.
전 수술 경과가 좋은 편이었는지,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진 않았어요.
코속이 부어서 코로는 숨을 못 쉰다고, 입원실에 간호사 분들도 억지로 코로 숨쉬지 말고 입으로 숨쉬라고 하시는데, 전 수술 하고 2시간쯤 지나서부터는 어느 정도는 코로 숨쉴 수 있었거든요.
마취 덜 풀려서 힘도 잘 안 들어 가는 손으로 간호사 분한테 "전 코로 숨쉬는 게 더 편한데요?" 라고 썼던 기억이 나네요.
마취가스가 폐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가스를 다 뱉어 내려면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던데, 그 동안은 계속 졸음이 와서 심호흡으로 가스 뱉어 내는 게 굉장히 힘들어요. 졸음이 그냥 졸음이 아니라 눈감으면 3초만에 잠들어 버리는 졸음이거든요.
입원실 올라 간 게 2시반 쯤이었는데 9시 정도 까지는 잠들지 말고 심호흡을 열심히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웬걸...6시 쯤 되니 숨쉬는 것도 수술전이랑 비슷할 만큼 한결 편해지고 아예 잠도 다 깨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생각보다 안 힘들었어요.
그리고 저녁 8시쯤 되니까 전혀 아프거나 힘든 거 없이, 문병 온 누나랑 아버지한테 농담도 하고 키보드로 글씨 쓰는 것도 평소처럼 쓸 수 있을 만큼 좋아 졌고, 누나와 아버지가 저녁 먹으러 나간 사이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도 있을만큼 안정이 되더라구요.
수술 당일도 제가 예상했던 만큼이나 원장님이나 간호사분들이 말씀하셨던 만큼 힘들지는 않았어요.
전 무통주사도 잘 들었는지 거의 아프지도 않았구요.

수술 둘째날 귀 뒤에 피주머니 빼고 꿰메는 치료 받고 웨이퍼를 꽉 물고 고무줄로 묵는 치료를 받는데,
치료실가기 전에 간호사 분이 피주머니 뺄때 좀 아플거라고 하시던데, 손가락으로 꾸욱 누르는 정도? 별로 아프지 않았구요. 꿰메는 것도 2,3바늘 정도라 잠깐 따끔하고 말더라구요.
이제 둘째날부터 식사로 유동식이 나오는데, 입을 벌릴 수가 없고 코로 숨쉬기가 힘드니까 물로 된 식사를 숟가락으로 떠서 이빨 사이로 홀짝홀짝 먹어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래도 다행인건 오후쯤에 코가 거의 평소만큼 뚫려서 점심부터는 숟가락으로 홀짝거리지 않고 코로 숨쉬면서 그냥 그릇채로들고 마실 수 있게 되었다는 거예요. 한번에 다 마시는 건 좀 무리 였지만, 2,3번에 나눠서는 먹을 만 하더라구요.
코속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코안에 뿌리는 약이 있는데, 그걸 뿌리지 않아도 코로 숨쉬는 게 어렵지 않았구요. 식사와 같이 나오는 호박즙도 컵에 따라서 그냥 마셔버릴 수 있을 만큼 목과 코가 편해지더라구요.

셋째날은 아침에 코가 뻥 뚫려서 이빨 사이로 먹는데도 그릇째로 들고 원샷으로 마시는 모습을 간호사분이 보시고는 좀 놀라시더라구요. "대단하시네요..."라는 말을 남기셨어요...ㅋㅋㅋ
그리고 끼니마다 나오는 유동식과 호박즙을 다 먹고도 더 먹고 싶다는 느낌이 들만큼 거의 평소컨디션으로 돌아 왔구요.
저녁엔 간호사분께서 식사를 갖다 주시고 나가자 마자 다 먹고 그릇 가지고 쫓아 나갔더니 "부족하세요?" 하고 물으시길래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더니 메디웰을 3캔을 더 주셔서 2개를 그 자리에서 바로 다 마시고 하나는 이따가 배고프면 먹어야지,,하다가 결국 3개다 그 자리에서 마셔버렸어요.ㅋㅋㅋ 그 정도로 컨디션이 회복됐어요.
수술당일 한 4시간 정도 잠들지 않게 애쓰느라 좀 힘들었던 거 빼면 전 힘든게 거의 없었네요.

넷째날 퇴원했는데, 월요일이었거든요.
회사에서는 월,화까지 쉬고 출근하라고 하는데, 회사일바쁜거 알면서 그러기가 미안해서 늦게라도 출근해야겠다 싶어서 출근을 했는데요. 뭐 힘든거 거의 못 느꼈습니다.
입원중에도 힘들거나 아픈 것도 없이 3일을 말도 한마디 안하고 푸욱 쉬었더니 몸은 오히려 더 가볍고 좋더라구요.
퇴원할때 입안에 고무줄도 모두 빼고 퇴원했어요. 위아래 턱이 잘 맞아서 고무줄로 굳이 고정안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원장님허락 받고 고무줄 모두 빼고 퇴원했는데요.
그래도 웨이퍼가 적응이 안 돼서 발음이 쉽진 않았지만, 천천히 말하면 사람들과 대화하는 건 무리가 없을만큼 말도 할 수 있었고, 말하는 동안 턱이 아프지도 않았구요.
수술전에 최소 1주일동안은 말을 못한다고 들었는데, 전 퇴원하면서 바로 말도 할 수 있었고, 고무줄도 모두 제거 하고 퇴원해서 회사생활도 무리 없이 할 수 있었어요.
호흡이 막히거나 불편하면 고무줄 자르라고 주신 가위는 아예 쓸일이 없었죠.

퇴원하고 한동안은 잘때 앉아서 자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집에서 자면서 앉아서 자기가 쉬운가요. 벽에 기대서 자도 어느새 슬슬미끄러져 누워서 자게 되잖아요. 그래서 에이 몰라 하고 그냥 누워서 잤거든요.
위에도 썼듯이 입원해있는 동안 코가 다 뚫려서 누워서 자는 동안 호흡이 어렵지도 않았구요. 다만 붓기가 좀 신경이 쓰이긴 했어요. 앉아서 자라고 하는게 호흡문제도 있지만, 부운얼굴이 심장보다 높이 있어야 더 붓지 않고 붓기도 빨리 빠진다는 이유인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붓기가 심하지도 않았고, 아프지도 않더라구요.
그래서 전 퇴원하고 이틀만에 누워서 자기 시작했습니다. 누워서자도 다음날 얼굴이 붓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았어요.
매일 누워서 자도 호박즙 자주 먹고 찜질열심히 했더니 붓기도 잘 빠졌구요. 퇴원 후 3,4일쯤 지나니까 붓기빠지는 게 느껴지고 눈으로 보이기 시작할 정도구요.

퇴원후에 먹는 약이 잘 못하면 설사를 유발한다고 하더라구요. 거기다 먹는 음식이 전부 물이니까 더 심할거라구요. 그런데 전 설사는 커녕 배탈한번 안났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설사는 약때문이 아니라 먹는 버릇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퇴원할때 주는 안내문에보면 먹을 수 있는한 골고루 여러가지를 먹으라고 나와 있거든요.
가장 많이 먹는 게 우유,두유,유동식(메디웰)인데, 전 정말 다양하게 먹었거든요. 마트에서 파는 스프를 종류별로 사서 먹었는데, 끓이기 전과 후에 건더기를 채에 걸러서 먹었구요.
미역국에 해물을 넣어서 우려낸 국물, 이온음료, 주스, 밥풀을 걸러낸 식혜, 수정과, 과일주스 등등 굉장히 다양한 종류로 먹었는데, 이걸 식사시간에 배부르게 먹는 게 아니라 조금씩 자주 먹었어요.
그리고 이온음료를 많이 먹으면 좋다 그래서 파워에이드 하나 사서 꼭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먹었구요. 다양한 종류를 조금씩 먹어서 그런지 배탈도 안나고 설사도 한번 없었어요.

1주일후에 웨이퍼 뺐다 꼈다 하는 연습을 하고, 그 뒤로 조금씩 먹게 된 후엔, 죽이나 빵, 만두,순두부등으로 식사했고, 입안에 감각이 어느 정도 돌아와서 좀 매콤한 찌개국물도 힘들지 않고 먹을 수 있었구요.
턱도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지, 웨이퍼를 무는 게 불편하지 않을 만큼 꼭 맞더라구요. 턱이 예전에 있던 자리로 돌아가려고 한다거나, 수술부위가 아프다거나 하지도 않았고, 붓기도 많이 가라 앉았구요.
1주일 지나니까 아프지는 않고, 피부가 좀 당기고 간질간질한 느낌이 많이 드는데, 안내문 보니까 회복되고 있는 거라고 하네요...1주일 지나면 정말 눈에 띄게 붓기가 빠지기 시작하더라구요.

정확히 2주후에 입안에 실밥을 풀었는데, 이때는 아랫입술주변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감각이 돌아 왔었어요. 다른분들 후기 보고 실밥푸는 게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치료실에 간호사분도 실밥풀기전에 좀 아플거라고 미리 경고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좀 긴장을 하고 누워 실밥치료를 시작했는데요.
먼저 아래입술 안쪽부터 시작하는데요. 실을 자르고 있다는 느낌은 드는데 뭐 전혀 아프지 않았어요. 윗입술을 뒤집는데 아래입술보다는 좀 아프더라구요. 아랫입술은 아직 감각이 완전히 안 돌아 와서 아픈걸 못 느꼈나? 싶었는데, 윗입술 쪽은 처음 한번 따끔하더니 그 뒤로는 또 안 아프더라구요.
실밥풀러주신 치료실 간호사분도, "남자분이라 그런지 아플텐데도 잘 참으시네요." 라고 하시길래 "하나도 안 아픈데요?" 라고 했더니 당황하시더라구요.ㅋ
실밥다 제거하고 거울로 입술을 살짝 뒤집어 봤는데, 수술부위도 완전히 잘 아물었더군요. 흉터도 생각보다 별로 안 커요.

그리고 수술한지 29일째 되는 날 이빨에 교정철사 붙였구요. 교정철사붙이는 것도 별로 안 힘들구요. 다만 철사붙인 상태에서 양치질하는게 좀 힘드네요.ㅋ
철사에 음식이 끼지 않게 먹을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건 거의 불가능이니까요.ㅋ 병원에서 가르쳐준 방법대로 꼼꼼하게 살살 양치질하고 있는데, 그나마도 한 3일 했더니 익숙해져가고 있어요.
보철을 하고 있으니 입을 다물기가 좀 불편하긴 하네요...

제가 8월27일 수술했으니 이제 딱 1달이 되었는데요.
수술당일 마취깨는데 걸린 시간정도만 빼면 힘들거나 아픈건 없었네요. 퇴원하면서 고무줄을 빼서, 회사다니면서 말하는것도 큰 불편 없었고, 별로 아프지도 않았구요. 수술하고 퇴원한 직후에 수술전과 차이가 없을 만큼 코가 뻥뚤리고 붓기도 심하지 않아서 퇴원이틀만에 누워서 잠자기 시작했고,
설사도 없었구요. 근육이나 턱이 수술전에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려고 한다거나해서 아픈일도 없었구요. 자고 일어나도 턱은 교정 된 그 자리에 얌전히 자리도 잘 잡았구요. 먹는 것도 가능한 한 골고루 잘 먹었구요.
딱 한달지난 지금 턱 쪽과 입쪽에 감각도 모두 돌아 왔구요.
다만 입안에 볼살쪽에 울퉁불퉁하게 부운 건 아직 남았는데, 원장님께서는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3개월에서 오래걸리면 5개월은 걸려야 가라 앉는다고 하시는데, 저는 한달만에 거의 반정도 가라 앉았어요. 또 한달후에는 입안도 전처럼 매끈해 질 것 같네요.
처음 퇴원했을땐 마스크를 했었는데요. 전 마스크 2주만에 벗었습니다.
다른 분들 양악수술하고 고생한다는 얘기가 잘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수술경과가 너무 좋아서 다행이네요.
붓기도 다 빠지고 그래서 주변에 조금씩 얼굴보여 주고 있는데 반응도 좋네요.
수술전 사진을 많이 안 찍어 놔서 그게 너무 아쉬워요...ㅋ

혹시 다른분들이 수술하고 장기간동안 고생한다는 말 듣고 수술을 망설이시는 분들은 한번 용기내보세요.
수술 전에 상담받을때 걱정되는 것 무서운 것 궁금한 것 다 상담받고 마음에 준비하시구요.
수술하시는 원장님이나 간호사분들이나 모두 전문가 분들이시니까 수술에 관한 건 전부 병원에 맡기시고,
수술전에 겁먹지 말고 긴장푸시고 편하게 수술받으시고, 입원해 있을때나 퇴원 후에나 병원에서 하라는 데로만 잘 따라 하시면 별로 힘들지 않아요.
생각만큼 힘들거나 아프거나 고생스럽지 않습니다.